나의 영어 이야기
-학창시절엔 자신만만하던 영어실력
-이민 햇수가 갈수록 퇴보하는 현실 난감
*Small talk이 더 어렵다
지구상에는 대략 195개의 나라가 존재하고 있으며, 세계 총인구는 약 81억 명을 넘어섰다.
각 나라마다 사용하는 언어도 제각각인데, 학계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약 7,100여 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세계적인 언어 정보 제공 기관인 ‘에스놀로그(Ethnologue)’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원어민(모국어 사용자) 수 기준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는 중국어(표준 중국어/만다린)로, 약 9억 4,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 널리 쓰이는 스페인어(약 4억 9,000만 명)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어(약 3억 8,000만 명)가 그 뒤를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이어 인도의 힌디어(약 3억 4,500만 명),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아랍어(약 2억 9,000만 명),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포르투갈어(약 2억 4,000만 명),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벵골어(약 2억 3,000만 명), 러시아어(약 1억 4,500만 명), 일본어(약 1억 2,100만 명) 순이다.
한국어는 남북한과 재외동포를 합쳐 약 8,100만 명이 모국어로 사용하여, 전 세계 수천 개 언어 중 12~1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0…그러나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 수로 보면 순위가 전혀 달라진다.
영어는 약 60~70여 개국에서 공식 언어(공용어)로 사용돼 단연 1위이고, 다음은 20여 개국이 사용하는 아랍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순이다.
그 뒤를 이어 포르투갈어가 10개국 안팎, 독일어와 러시아어 등이 대략 5~10개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수 1위를 다투는 중국어는 대략 3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IT 강국 한국어는 국가 수 기준으로 보면 10위 안에는 못 들지만, 인터넷에서 최다 사용되는 언어 순위에서는 당당히 10위권 안팎에 들어간다.
0…오늘의 주제는 (그 지겨운) 영어다.
나는 중학교 때 처음 영어를 접한 후 어쩐지 이 언어가 재미있고 좋아져 중.고교 시절 내내 성적도 좋았고 대학도 앞뒤 잴 것 없이 영문과를 택했다.
영문과 출신이라는 덕분에 군대에서는 사단장 부관으로 발탁돼 ‘편안하게’ 대외 의전(儀典) 업무만 보다 제대했다.
또한 대기업 취직도 잘 됐고, 시사영어 교재를 펴내는 유명 출판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국제공인 영어점수를 평가하는 토익, 토플 성적도 상위권이었다.
영어라면 자신이 있었고 한국에서 그 정도면 상당한 수준에 있다고 감히 자부하기도 했다.
0…캐나다 이민 동기도 영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알량한 봉급생활로는 아이들의 엄청난 영어 과외비를 댈 자신이 없었고 어줍지도 않게 외국인 불러다 몇 시간씩 회화를 배운다고 실력이 늘 것 같지도 않았다.
평생 영어 때문에 시달릴 아이들을 생각할 때 차라리 영어 쓰는 나라에 가서 사는 것이 낫겠다는 결심을 굳혔던 것이다.
0…미련없이 이민봇짐을 쌌고, 캐나다 땅에 발을 딛자마자 나름 영어에 자신이 있던 터라 모든 정착 일을 스스로 해보겠다며 여기저기 부딪혀 가면서 호기도 부렸다.
첫 정착지도 한국사람이 없는 지방 소도시로 정했고, 영어실력을 연마하기 위해 시청을 찾아가 개인교사 좀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더니 득달같이 인텔리 여성작가를 연결시켜주었다.
그 분과 우리 부부는 우리집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처음 정착단계서부터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0…그때 그 시골도시에서 계속해 살았더라면 우리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모르긴 해도 아마 영어실력은 훨씬 향상됐을 것이다. 거기선 한국말 쓸 일이 집 외엔 없었다.
하지만 이젠 모든 게 부질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먹고 사는 일이 급하다보니 우선 일자리를 찾게 됐고, 글 쓰는 일 외에는 달리 재주가 없는 나는 또다시 한국어 신문 만드는 일에 매달리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0…영어를 정복하고야 말겠다던 충만한 의지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영어실력은 갈수록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인직장에, 한국음식에, 한국사람에, 한인사회에, 한인성당에…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한달 내내, 영어는 별로 쓸 필요가 없는 날이 반복돼 왔으니 그럴 수밖에.
0…사정이 이러다 보니 현지인을 만나 얘기를 나누자면 괜히 온몸이 움츠러드는게 사실이다.
일단 머릿속에서 단어들을 생각해 입밖으로 전달하는 과정이 몇 단계를 거치니 자연히 말을 더듬게 된다.
오가는 차안에서는 채널을 고정시켜놓고 계속해서 뉴스를 들으니 시사문제에는 어느정도 통달해 있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일상적인 대화(small talk)를 나누기가 참으로 곤혹스럽다.
0…한국의 학교에서 배운 단어들은 매우 고차원적이고 어려운 것들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지 않는 말들이어서 현지인과 대화를 이어가기가 참 어색하다.
우리는 특히 모국어와 이중언어의 중요성을 생각해 아이들이 결혼하기 전까지 집에서는 전부 한국말로 대화를 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이 자연스러운 것은 다행이지만, 문제는 우리 부부의 영어실력이 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은 많은 이민자들이 처해있는 실상일 것이다.
0…이민 초기만 해도 연조가 오래된 선배들은 당연히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선배들, 특히 세월이 오래된 분들일수록 영어를 더 못하는 분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왜 그럴까.
처음엔 의아했지만 이젠 이해가 간다.
언어란 일상에서 자주 써야 느는 법인데 우리네 생활에서는 굳이 영어가 필요 없는 환경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세월이 흐를수록 영어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0…영어는 세계어가 된 지 오래다.
특히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절대언어’로 군림하고 있다.
위의 자료에서 보듯, 영어는 사용자 수가 세계 3위이지만 그 위력은 단순한 숫자에 머물지 않는다.
영어는 이제 생존수단이자 ‘권력’이다.
영어를 잘 하면 모든 것이 능력있어 보이는 게 현실이다.
0…영어권 이민자들이 영어를 못하면 알게 모르게 여러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이래서 나는 특히 신규 이민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우선 당장 편하자고 적당히 현실(한인사회 위주의 생활)에 안주하지 말고 현지생할에 부닥치며 살라고.
현실에 안주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 삶은 물 위의 기름처럼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0…이민 햇수가 늘수록 점점 퇴보해가는 영어실력…
요즘따라 정신이 번쩍 들어, 골프채 대신 영어회화 채널에 시선을 집중하는 이유다. (南村)
……………………………………..
*이곳에 기사제보와 광고주를 모십니다.
*문의: 647-286-3798/ yongulee@hotmail.com
(독자 후원금 E-Transfer도 접수중)
*많은 독자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
(충남 대전/ 고려대 영문과/ 해병대 장교(중위)/ 현대상선/ 시사영어사(YBM) 편집부장/ 인천일보 정치부장(청와대 출입기자)/ 2000년 캐나다 이민/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부사장/ 주간 부동산캐나다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