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 산책(168)
*<침묵의 종살이>
민초 이 유식 시인(한인뉴스 고문)
우리는 지금 밤새 안녕하십니까.
이 인사말이 인류의 생존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상념을 삼키며 아침 뉴스에 접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인류의 종말이 가까워온 <아마게돈> 전쟁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이 탁란이 생각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끝이 없는 약육강식의 시대일까. 국가간의 전쟁은 끊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3년을 넘어 4년째로 접어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아득함만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이스라엘과 이란의 새로운 전쟁은 핵 전쟁으로 비화될 것 같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습니다.
나아가 중국내의 권력투쟁은 심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조국의 현실도 만만치 않는 이념 전쟁이 끝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 같은 탁란의 존재가 무슨 이론을 논할랴마는 하루하루의 삶이 도마 위에 올려진 한마리의 생선인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만큼 살아온 이 탁란이야 무슨 여한이 있으랴마는 후 세대들은 어떻게 될까하는 걱정아닌 걱정을 하는 이 멍청이 입니다.
즉 갈 곳 없이 방황하는 영혼 어디엔가 의지할 곳 찾아, 여기 저기 내 영혼 잠재울 곳 찾아 이곳 저곳을 헤매고 있습니다.
어떤 소망도 희망도 없이 그저 신이라는 당신 앞에 와 무릎을 꿇고 앉아 있고 싶습니다.
원죄의 몸부림도 모르는 제가 그 무엇을 얻고 의지할 곳을 찾을 수 있습니까?
인생살이는 탯줄이 끊어지는 순간부터 거짓과 위선 속에 자신의 이기만을 찾아 정처없는 길을 헤매다 떠나는 모양입니다.
두메산골 선비의 고장 유학의 선구자라는 산골에서 태어나 산나물 캐고 메뚜기떼와 뛰놀던 들녘 코스모스 꽃을 벗하며 철없이 파아란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토록 용서받고 죄를 사해달라 기도드릴 수 없이 살아온 저와 같은 인생은 당신 앞에 앉아 죄를 사하는 용기마저 잃었고 오늘의 참회는 내일의 위선으로 저의 하루를 채찍질하며 살아온 나날들이었습니다.
명예도, 사랑도, 황금도 다 팽개치고 비운 마음 다시 비워내려고 몸부림쳐도 비워야 할 일들만 쌓여가는 저의 생존은 무엇 하나 두고 갈 것이 없고, 주고 갈 것이 없어 어제도 오늘도 당신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들의 정념은 본래 무형, 무색, 무미로 보이는 것도 아니요, 만져지는 것도 아니라 합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억눌리면 응어리지고 응어리가 굳으면 매듭처럼 맺힌다 했습니다.
또한 맺힌 정념이 응어리지는 과정을 한(恨)이라 하고, 한이 맺힌 과정을 원(怨)이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또한 저 같은 민초는 한과 원으로 쌓인 생존으로 오늘을 영위하고 있지나 않은지 의심한 날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민족의 역사는 국가적으로는 관권이 민생을 억누르고 경제적으로는 가진 자가 모든 것 다 가져가고, 사회적으로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 춤을 추며 민초들을 못살게 했으며, 도덕적으로는 삼강오륜이 개인의 의지와 생존을 멋대로 억압했으며 가족적으로는 가부장제와 여자의 삼종지도가 여권의 생존을 좌지우지해 왔습니다.
우리 민족은 노블레스 오블리즈(Nobless Oblige)가 결여된 것이 큰 이유라는 것을 어떤 학자는 말했습니다.
그 뜻은 높으신 분, 사회적 높은 직위나 남을 지배하고 남을 대변하는 정신적 영향력을 가지는 의무의 수행이라 했는데 이에 대하여 항시 좋은 자리, 좋은 직위를 갖고 남에게 대접 받고 호의호식과 과시하기를 좋아하지만 국민을 위하여 나보다 못한 자를 위하여 동포사회를 위하여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군상들. 봉사와 희생은 뒷전이고 선량한 민초들을 짓밟으며 자기들의 위선적 존재의 위치를 확보키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는 파렴치한 인간상을 지적하고 있답니다.
또한 노블레스 오블리즈는 현대사회에서 자기 자신 이상으로 남을 사랑하는 힘과 자기의 이익 이상의 것을 위해 행동하는 형이라 널리 쓰여 지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한 역사 속에서 오늘을 영위해 왔고, 또 내일을 맞이하는 민족임을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은 점점 줄어들고 문화, 종교, 사회, 경제, 정치 어느 분야이든 주어진 현실은 이 탁란의 삶을 그저 울릴 수 없는 종소리로 방황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음을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혼자라도 좋다’ ‘문은 있어도 닫혀 있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제 제 나이는, 아니 저뿐 아니겠지만 우리 인생은 억지로 세상과 교제를 끊으려 하지 않아도 찾는 사람은 날로 줄어들고 끝내는 혼자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숙명이라 할 고독을 스스로 짐으로 지고 본연의 모습을 찾아 질주하는 것이 실존의 길이라고 갈파한 <니체>의 글이 떠오릅니다
신이여, 벗들이여, 조국이여,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여! 금년도 반을 넘기고 있는 6월입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여기에 썩고 썩어가는 조국의 현실, 별 비전없이 방황하는 우리 이민자들 오늘 하루를 음미하며 잠을 잃은 이밤 침묵의 종소리는 어디에선가 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2025년 6월 24일 밤. 이 날 새날이 밝아올 때 1950년 6월 25일 수 많은 우리 민족이 죽어간 날이 옵니다.
민초 이유식 (한인뉴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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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