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변호사 이재명
-‘무수저’에서 일궈낸 드라마 같은 삶
-대동세상(大同世上)의 초석 다져주길
▲소년공 시절의 이재명, 인권변호사 시절, 그리고 대통령으로…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비주류의 비주류’ ‘변방의 장수’…
이재명(62세)을 지칭하는 대표적인 수식어들이다.
그의 정치 여정 무대는 여의도가 아닌 변방(경기도와 성남시)이었다.
0…10대 시절을 공장에서 보내며 산업재해를 당하고 중·고등학교 학력을 모두 검정고시로 마쳤던 삶의 궤적도 변방이었다.
하지만 장수의 칼날은 변방에서도 예리했고, 때로는 영특했다.
코로나가 확산되자 말많은 사이비 종교집단(신천지) 시설을 봉쇄하고 전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결단력을 발휘했다.
그는 주민들의 뇌리에 ‘일 잘하는 행정가’로 각인돼있다.
0…1963년 경북 안동 시골에서 5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의 집안은 찢어지게 가난했고, 그는 청소년 시절 여섯 곳의 공장을 전전했다.
그의 굽은 왼팔은 야구 글러브 제조 공장에서 프레스에 손목 관절을 다친 뒤 손목뼈 하나가 자라지 않게 되면서 얻은 장애다.
그는 지금도 굽은 팔 때문에 ‘차렷’ 자세가 되지 않는다.
당시 사춘기 소년은 이를 비관해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다.
0…그는 ‘고교를 졸업해서 공장간부가 되면 두들겨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아버지가 반기지 않았던 공부를 했고,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이런 성장배경 탓에 그는 집착과 승부욕이 강하다.
2017년에 펴낸 <이재명의 굽은 팔>에서 그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두 사람에게는 한낱 대통령 지위가 아니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직무가 필요했다”고 술회했다.
“권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0…1982년, 4년 전액 학비 지원에 생활비 20만원을 받고 중앙대학교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그는 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그는 판·검사의 길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연수생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도 세끼 굶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강연을 듣고 인생 진로를 굳혔다.
‘전태일 평전’ 저자인 조영래 변호사 사무실에서 실습했던 경험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는 계기가 됐다.
0…‘인권변호사 이재명’ 사무실 책상에는 ‘민생 변론’이라고 적힌 액자가 올려져 있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활동을 하며 노동·인권 변론을 주로 맡았고, 성남시민모임 창립멤버로 참여해 시민활동가로 영역을 확장했다.
‘분당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을 파헤쳤다.
0…이재명의 인생행로를 바꾼 2004년.
그는 성남의 종합병원 2곳이 동시에 폐업해 지역 의료공백이 심각해지자 시민들과 함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에 나선다.
하지만 당시 한나라당이 장악한 성남시의회는 주민 발의안을 47초 만에 부결시켜 버렸다.
넋이 나간 이재명은 시민들과 함께 목놓아 울었다.
그가 ‘순진한 사회운동’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며 정치입문을 결심한 계기다.
0…그 후 지방선거와 총선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신 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됐고 이어 재선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특유의 결단력과 추진력, 시대를 앞서가는 복지정책 실현으로 뛰어난 행정가라는 평을 받는다.
경기지사 재직 땐 90%대의 높은 공약이행률과 전임자들이 이루지 못한 ‘전국 광역지자체 만족도 1위’를 달성해냈다.
0…그는 소셜미디어 활용에도 능하고 바둑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래선지 정치 판세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고 앞서 포석을 두는 능력도 뛰어나다.
그는 소신있게 말한다.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을 향해 가겠다”(2021년 7월 1일 대선출마 선언문).
0…억강부약(抑强扶弱) 대동세상(大同世上), 즉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이 이재명을 사회주의자라고 몰아가는 이유다.
0…대동세상은 유가(儒家)에서 말하는 이상사회다.
‘大同’이란 서로 간에 존재하는 작은 차이를 넘어 너와 나의 구분이 없이 전체가 하나 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동사회는 인류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평등이라는 가치와 이를 통한 전 인류적 평화와 통합을 핵심으로 한다.
0…대동사회는 어느 누구도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안정된 삶의 기반 위에서 인간답고 가치 있는 삶을 사는 사회다.
보편적 인류애에 근거하여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하나 된 세상이다.
다만 그것은 누구나 꿈꾸는 세상이지만 존재한 적은 없는 유토피아다.
0…이재명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무수저’에 이름조차 없는 ‘소년공’ 출신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는 대학 입학식 때 어머니에게 말했다.
“내 크게 될끼라. 그래서 엄마 억수로 호강시키 줄끼라.”
0…인간 이재명의 삶의 궤적은 박진감 넘치는 한편의 휴먼 드라마다.
아무런 정치적 후광이나 계파도 없이 중앙 정치 무대에 다다른 변방 장수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오로지 ‘개인기’로 성장해온 이재명이 국가대업을 어떻게 돌파해갈지 궁금하다.
0…이재명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개천에서도 용(龍)이 날 수 있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회적 소외계층의 가장 큰 좌절은 바로 가난의 대물림이다. 이것은 절망이다.
이젠 ‘이재명도 됐는데 나라고 못할게 뭐 있느냐’는 꿈을 줘야 한다.
0…당신은 스스로 주류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절대로 주류에 편입될 수 없기에 그쪽에 얹혀서라도 주류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가.
이젠 변방의 비주류도 당당히 주류가 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소년노동자 출신 대통령 이재명이 그 이상을 실현해주길 염원한다. (南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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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