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감추고 살기

-사람은 가리워져 있을 때 더 신비로워

-적당히 숨길 것은 숨기며 살아가는 지혜를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누구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말씨도 조심하고 행동도 반듯하다.

그래서 상대방의 장점은 크게 보이고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첫인상이 아름다운 것은 이때문이다.

0…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베일은 한 겹씩 벗겨진다.

감춰졌던 약점이 보이고, 말과 행동의 차이도 드러난다.

처음에는 장점으로 보였던 것들이 어느 순간 단점으로 보이기도 한다.

0…영어 속담에 “Everyone has a skeleton in the closet”이란 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벽장 속에 해골이 하나씩 있다.

즉, 남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한두 가지 비밀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대로, 성공한 사람은 성공한대로,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대로…

0…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그럴 수가 없다.

따라서 자신을 많이 드러낼수록 신비감을 잃게 된다.

면사포를 쓴 신부는 누구나 아름답게 보인다.

그것은 얼굴을 가렸기 때문이 아니다.

아직 다 보여주지 않은 여백이 있기 때문이다.

0…최근 한국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잇따라 낙마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는 순간 그 사람은 한껏 빛을 받는다.

화려한 학력과 경력, 전문성, 사회활동 등이 소개된다.

오랫동안 쌓아온 성취가 한데 모여 ‘국가의 중책을 맡을 사람’이라는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0…그러나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급반전한다.

부동산, 세금, 자녀 문제, 병역, 논문, 과거 발언, 직장생활과 사회활동 등 그동안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개인의 삶이 하나씩 드러난다.

그러다 마침내 한 사람의 인생이 낱낱이 벌거벗겨져 버린다.

0…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갈 수도 있었던 과거의 행동 하나가 고위 공직 후보자에게는 중요한 검증 대상이 된다.

국민의 세금과 권한을 다루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문을 나설 때쯤이면 지명 당시의 모습과 전혀 다른 평가를 받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만히 있었으면 평생 세인들의 존경을 받아가며 고상한 척 살 수도 있었을 사람들.

하지만 세상에 나오면서 추악한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지탄의 대상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0…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보다 적당한 여백을 남겨두는 것이 오래 기억된다.

이것은 거짓말을 하거나 잘못을 숨기라는 뜻이 아니다.

보여줄 것과 보여주지 않을 것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0…신비의 베일을 벗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한 번 벗겨진 베일은 다시 씌우기 어렵다.

그래서 인생에는 드러내야 할 것도 있지만 감출 줄 알아야 할 것도 많다.

0…인간은 누구나 명예욕이 조금씩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신을 드러내려 애쓴다.

그러나 ‘세상에 나오려'(出世) 안달할수록 누추한 모습이 한꺼풀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우리네 이민사회도 마찬가지다.

(능력도 안되면서)단체장을 맡으려 안달하는 사람들, (봉사를 한답시고)여기저기 오지랖 넓게 나대는 사람들…

명분과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다 보면 반드시 구설에 오르게 돼있다.

0…더 빛나고 싶을수록 자신의 베일을 조금은 남겨두라.

적당히 감출 줄 알고, 적당히 신비로울 줄 아는 사람.

자신의 본분을 지키면서 적당한 여백을 남길 때, 그런 사람이 오래도록 아름답다. (南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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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

(충남 대전/ 고려대 영문과/ 해병대 장교(중위)/ 현대상선/ 시사영어사(YBM) 편집부장/ 인천일보 정치부장(청와대 출입기자)/ 2000년 캐나다 이민/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부사장/ 주간 부동산캐나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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