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 산책(175)

*<사무엘 울만의 청춘>

민초 이유식 시인(한인뉴스 고문)

*Samuel Ullman(1840-1924)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중략)

사무엘 울만이 <청춘>이라는 시를 쓴 것은 78세 때였다. 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유테계 독일인이 였던 그가 천신만고 끝에 미국으로 난민 정착후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빛을 보게 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였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갈 무렵, 종군기자 프레더릭 팔머는 필리핀 마닐라에 주둔하고 있던 미국 극동군 총사령관 맥아더를 찾아갔다. 맥아더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팔머는 우연히 책상 위의 액자 속에 들어 있던〈Youth<라는 시를 읽고 이시에 매료되었다.

내가 최전방 군대생활 중 조병화 시인의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그 시 한편이 내가 시를 좋아하는 계기가 되었듯이...

이 시 청춘이란 작품은 팔머의 손을 거쳐〈리더스 다이제스트〉1945년 12월 호에 ‘어떻게 젊게 살 것인가(How to stay young)’라는 제목의 기사로 소개됐다.

이후 그것을 본 일본의 오카다 요시오라는 사람이 이를 번역해 책상에 붙여놓았고, 또다시 그의 친구가 신문을 통해 일본 지식인층에 소개해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다.

그 후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씨시다 고노스케도는 ‘영원한 청춘’을 온몸으로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는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약골로 태어났음에도 ‘지난 1000년간 가장 위대한 경영인’에 뽑혔다.

화로가게 점원이던 그가 22세에 무일푼으로 마쓰시타 전기를 설립할 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그의 손에서 당대 최고의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지독한 가난, 허약한 몸, 짧은 ‘가방끈’에도 불구하고 신화를 이룩했는데, 그 비결은 바로 ‘늘 푸른 청년 정신’과 ‘역발상의 지혜’였다. 어린 나이에 점원이 되었으니 상인의 몸가짐을 빨리 익힐 수 있었고,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하다보니 남에게 일 부탁하는 법을 배웠으며, 학력이 모자라다 보니 항상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구했다.

이후 그는 자서전을 내면서 그 제목도 <영원한 청춘>이라고 정했다. 그는 사무엘 울만의 말처럼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뜻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또 그는 일에 몰입하는 사람이라면 승진뿐만 아니라 더 큰 결실도 얻을 수 있으니 ‘왕성한 탐구심’과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아라’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자신도, 모든 기업이 휘청거렸던 금융공황 때마저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고, 대담하면서 섬세한 조화경영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청춘’을 증명했다.

결론적으로 위의 시 한편이 인류에게 전파된 영향력을 생각하며 나의 삶을 음미한다.

현재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울만과 같은 시 한편 남기고자 하는 무명의 유명시인이 된 나 자신이 비참한 자괴감으로 허망할 때가 많다.

자기 자신의 인생을 청년으로 살아가다가 생을 마감한 울만과 같은 역사적인 시인은 못 되더라도 내가 나의 생존에서 시 라는 즐거움 가득함을 나에게 안겨준 시가 있었고 그 시를 가끔 음미 하면서 나 대로의 취미생활을 하고 있음은 나의 자랑이다.

후천성인대 골화증으로 인한 척수증이란 듣도 보도 못한 희귀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이렇게 손가락이 아파 글 한편을 쓰자면 며칠을 고통을 느끼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나의 기쁨이다. 나이와 질병도 숫자에 불과하고 질병도 나의 의지로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다.

근래 항상 생각하는 것은 첫째 노년에도 자식들에게 용돈 달라 소리 하지 않고 자식들의 생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아비의 도리를 다 하고 싶은 마음, 둘째 나의 병마의 치료를 위하여 누구에게도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고 살아가고자 하는 나의 의지력, 셋째 많지는 않아도 고독을 달랠 수 있고 어느 누구를 만나 차 한잔 정심 한끼라도 내 주머니 돈을 사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하면서 하루를 넘기고자 노력을 한다.

이에 한가지를 첨부한다면 이 본능에서 울어나는 고독이란 병마를 이겨나갈 방법을 찾으려 노력을 하나 이 고독이란 병마를 이겨낼 방법이 없음에 허전한 마음은 어쩔 수 없음의 안타까움이다.

맥아더 원수가 그의 책상에 이 시를 걸어 놓고 즐겼음이 이해가 간다. 대장이 되고 원수가 된 영웅이 백세를 바라보는 용기, 탐험심, 모험심, 상상력과 감수성 등등 세월을 이기려는 의지, 이 모든 것은 항시 청년의 마음에서 그의 이상과 젊음을 불태웠으리라는 사념을 그려본다.

아울러 이 탁란의 삶도 위에 예시한 나 대로의 생활도 청년의 꿈과 이상에 불타고 있는 청년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토로해본다.

민초 2025년 8월 31일(한인뉴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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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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