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시단
*<뒷모습>
민초 이유식 시인(한인뉴스 고문)
*뒷모습
누군가 나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어
나는 내가 볼 수 없는 눈동자를 의식하며
내 얼굴은 숯불이 되었지
네가 나를 알고 있다는 것
네가 나를 그리워 했다가 미워도 한다는 것을
나는 아무도 모르게 너만 간직하고 있었어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나는 처음 만날 때의 너의 모습을 보았지
그런데 너의 겉 모습과 속 마음은
옛날의 네가 아니었음을 알았어
내가 나를 너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애를 태울 때 너는 언제나 먼산을 보고 있었지
나는 부끄러웠어
우리가 서로를 의식치 않고 살아가는 나날과
인생살이에 허무를 느끼며 슬퍼했었지
우리는 좋아도 미워도 뒤뚱거리며
어지럽고 아더매치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나봐
저렇듯 침묵의 강이 흐르고 꽃이 피는데
내가 매일 보우강을 찾아가듯
너도 나를 찾아 오리라 믿으며 하품을 하지
<시작의 산실>
옛 말에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했다.
가끔 내 삶의 뒷 모습을 상상하며 나 죽은 후에 남아있을 뒷 모습을 보면 회한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존재가치의 희미한 망상은 천길 낭떨어진 골짜기에서 거미 한마리가 허우적 허우적 기어 오름이다.
목표가 없는 기대 속에 무지의 이상의 형상들 그 형상 속에 나타난 터널의 깊이와 길이를 가늠치 못 하는 환희, 그 환희는 흙의 진실이다.
흙 속에 세월 속에 나를 묻어 놓고 느껴보는 쾌감, 아아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인 혼탁한 생존의 깃빨이 강 건너에서 반딧불로 반짝인다. 그리움의 저 편 용암물로 흘러가는 너를 찾아 나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위선의 신음, 그 신음소리의 반복은 먹구름으로 대지를 덮는다.
삶의 끝 자락에서 흙을 찬미하는 자연의 이법 나는 오늘도 흙을 먹고 흙을 마셨다. 생자필멸의 소멸의 섭리를 어이 모르랴.
욕망은 가져도 가져도 더 갖고 싶은 본능이기에 베풂의 정도 좋지만 무소유의 마음을 가진 사람의 마음을 얻었을 때 느껴보는 기쁨 그 환희의 희열을 찾아 무작정 낭인의 길을 떠나련다.
유랑하는 영혼( Diaspora), 숙명의 길을 누가 알까?
무명의 유명시인도 그렇게 흙이 되리라.
민초 이유식(한인뉴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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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
(충남 대전/ 고려대 영문과/ 해병대 장교(중위)/ 현대상선/ 시사영어사(YBM) 편집부장/ 인천일보 정치부장(청와대 출입기자)/ 2000년 캐나다 이민/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부사장/ 주간 부동산캐나다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