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 산책(177)

*<모든 것 잊고 싶은 날, 마음과 필 가는대로1>

민초 이 유식 시인(한인뉴스 고문)

*늦가을 정취

*ROM 한국관 상설 한인큐레이터 확보를 위한 기금 모금 캠페인

<필자 주> 15년 전 어느 날인가 이 장시를 초고했고 그 초고를 조국의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경기여고를 졸업한 동문 그룹에 지인이 있어 한번 읽게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이 엘리트 그룹에서 글이 좋다며 카피를 해서 여러 동문들이 나누어 읽고 싶다는 청이 왔기에 7매를 복사하여 송부했습니다. 이 그룹 중 한분이 KBS 방송국장의 부인이었는데 남편과 공유를 한다는 통보를 접했습니다.

민초해외동포 문학상 6회 시상식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가졌는데 그 때 대상 수상자가 캐나다 < 강미영> 시인이었습니다. 그 식장에 이 방송국장 부부가 참석했으며 뜻깊은 축하를 받은 바가 있습니다.

그 후 이 작품이 소리없이 사라졌는데 작일 우연히 제가 글을 발표하는 <달빛 그림자> 카페에서 이 작품을 찾게 되어 기쁜 마음에서 옛날을 회상하며 독자님들과 공유코자 퍼왔음을 알립니다.

일독을 권유드립니다. 민초

<모든 것 잊고 싶은 날, 마음과 필가는대로 전문 1>

그대의 숨소리에 압도되어 나를 버리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대의 눈동자에 나의 가슴을 묻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대의 마음이 너무 가슴에 사무쳐와 불어주는 바람에 무릎 꿇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내 영혼의 깃대 위에 백기를 달아 그리움 앞에 투항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사랑에 항복하고 처분만 기다리고 싶은 밤이 있습니다.

나를 버리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기심에만 눈이 어두워 너무 발버둥치며 살아왔습니다.

너무 외롭고 고독하게만 살아왔습니다.

모든 것 잊어야 하는 날도 있어야 했습니다.

비굴하지 않게 살아야 하지만 손해보지 않으려고만 하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 제 피붙이한테도 알뜰한 정을 베풀지 못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모든 것 양보 좀 하면 어떻습니까.

사람 사는 일이 얻었다가 잃었다가 하면서 사는 건데

절대로 잃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우리 모두를 붙들고 있지는 않는지요.

그 강박관념에서 나를 풀어 주고 싶습니다.

모든 것 비워낸 마음으로 사랑에 묻혀 자신을 잃고 싶습니다.

황금과 명예가 아닌 세월에 나를 맡기고 싶습니다.

명예 사랑 돈이 아닌 곳에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풍경에 무릎 꿇고 싶습니다.

반짝 빛나는 눈섭 달에게 항복하고 싶습니다.

침엽수 사이로 뜨는 초생달,

그 옆을 따르는 별의 무리에 섞여 나도 달의 부하가 되어,

별의 졸병이 되어 따라다니고 싶은 잠 안오는 밤아 있습니다.

나는 그동안 알맞게 안주하면서 살아온 허수아비였습니다.

적당한 온도에서 구워지기만을 기다리는 가마솥 속의 그릇이었습니다.

알맞고 적당한 온도에 길들여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사랑에 대한 실망과 회의는

내 생존에 명암으로 반짝이고 있습니다.

한점의 낙옆잎 되어 보우강에서 흘러가다 썩어 없어지는

흙의 운명으로 돌아가는 나를 봅니다.

………………………………..

< 다음주에 계속>

민초 이유식(한인뉴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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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한인뉴스 대표 이용우

(충남 대전/ 고려대 영문과/ 해병대 장교(중위)/ 현대상선/ 시사영어사(YBM) 편집부장/ 인천일보 정치부장(청와대 출입기자)/ 2000년 캐나다 이민/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부사장/ 주간 부동산캐나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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