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식품 구자선 창업주
캐나다 한인 이민역사 60여년을 거쳐오는동안 여러 선각자들께서 동포사회의 초석을 굳건히 다져주셨습니다.
저는 그중에 한분으로 평화식품 창업자이자 대표이신 구자선 회장님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팔순을 맞으신 구 회장님은 한인사회 초창기부터 토속적인 한국식품을 제조해 동포들의 식탁을 풍요롭게 해주심은 물론, 멀리 고국을 떠나 낯선 타국에서 향수를 달래는 동포들에게 정다운 고향의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마음의 풍요로움까지 맛보게 해주셨습니다.
이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구회장님의 업적은 무한한 칭송을 받기에 차고도 넘칩니다.
하지만 구회장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 이름 석자 그대로 ‘자선 사업’의 대부라 불릴만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과 지원의 손길을 뻗치셨습니다.
이는, 당신 스스로가 어려운 시대를 거쳐오면서 온갖 고난과 고생을 다 겪으셨기에 어려운 이들의 사정을 잘 아시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구회장님은 조국이 해방되던 1945년 충남 당진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나셨습니다. 하지만 6.25 한국전쟁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17살 때 혼자 서울에 올라와 공사장 막노동과 신문배달 등 온갖 힘들고 고달픈 일을 하면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았고, 또한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당시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했던 일은 아직도 가슴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구회장님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1972년 광부로 독일로 날아갔습니다.
독일 탄광에서 구회장님은 3년 동안 생과 사를 넘나들며 막장에서 석탄을 캐셨습니다. 그때의 고생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구회장님은 탄광 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곧장 캐나다로 향하셨습니다.
1973년도에 캐나다에 이민을 오셨고, 당시 에이엔피(ANP) 머플러 공장에서 야간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그후 여러 궂은 일을 골고루 체험한 후, 독일 탄광에서 함께 고생했던 동료와 함께 평화식품을 차리기로 결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캐나다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식품회사인 평화식품은 1977년 7월 26일 온타리오 정식 업체로 등록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70년대, 동포들의 밥상에 따끈한 두부 한모를 올려주고자 했던 열정으로 시작한 평화식품.
이를 계기로 구회장님은 거의 반세기동안 한인동포들을 비롯해 중국계와 캐네디언들에게 두부, 콩나물, 떡국떡, 만두 등을 제공해오고 계십니다.
그뿐만 아니라, 매년 설날에 동포사회를 위해 40년째 떡국떡을 기부하시는 등, 회장님의 기부활동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특히 평화식품 회사는 캐나다 한인사회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업 사례로 또다른 미담을 남기셨습니다. 한국인들은 동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퉁념을 깨고 멋지게 사업을 성공시키신 것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대표적 한인기업으로 동포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계신 구자선 회장님은 식품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값진 자선활동에 쏟아 부으셨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고학할 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구회장님은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일에 앞장스셨습니다.
구회장님은 회사 직원을 비롯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한인사회 자녀, 조지 브라운대 학생 등에게 통큰 장학금을 지원하고 게십니다.
구회장님은 "장학금은 액수보다 끊임없이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것이 보람이고 희망이며 꿈이기에, 힘닿을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다짐하십니다.
또한 장학금 지급과 함께 청소년 역사교육 세미나와 통일 강연, 장애인 재활캠프 지원 등을 위해서도 수익을 환원하고 계십니다.
구회장님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일하고, 재산은 사회에 환원한 뒤,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조용히 마감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런 말씀에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독실하신 기독교인으로 교회 장로님이신 구회장님은 지금도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먼저 공장에 출근하시어 그날의 업무를 점검하고 새벽기도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향하는 생활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고 계십니다.
‘사람을 키우는 오너’가 되고 싶다는 구회장님은 자신이 먼저 다른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계십니다.
한편, 구회장님은 2년전 캐나다 연방정부로부터 육류제품 취급허가를 받아 회사를 더욱 확장시키고 계십니다. 팔순의 연세에 정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구회장님의 공적은 이루 헤아릴수 없을만큼 많으며 이런 공로로 뒤늦게 2021년 한국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으셨습니다.
또한 구회장님은 비즈니스로 바쁘신 와중에도 올해초까지 한인상위원회 이사장직도 맡으시어 훌륭히 직무를 수행해내셨습니다.
구회장님 후임으로 제가 한인상 이사장을 맡게 되었는데, 구회장님만큼 해낼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이처럼 캐나다 한인동포사회에 빛과 소금 역할을 하고 계신 구회장님이 벌써 8순을 맞이하게 되셨습니다. 구회장님 같이 열정과 사명감으로 충만하신 분이 8순이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무튼 구회장님의 뜻깊은 8순을 맞아 회장님의 만수무강을 빌며,
댁내 두루 행복과 주님의 크신 가호가 함께 하시길 여러 한인동포들과 함께 기원합니다.
큰 인물이신 구자선 회장님, 항상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2025년 5월 24일 정창헌 올림.